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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서의 차별... 마르지 않는 눈물 <사할린 까레이스키를 아시나요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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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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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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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영주귀국 동포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태도는 이중적이다.
한·일협정으로 태평양전쟁에 대한 국가 간의 보상문제는 종결되었다는 것과 도덕적인 책임에 의한 개별보상은 일본정부의 몫이라는 상반된 입장이 어설프게 뒤섞여 있다.
정부의 이런 어정쩡한 입장으로 인해 무국적자로 최소한의 보호조차 못 받아온 사할린 동포들의 귀국이 실현된 것은 광복된 지 무려 50여년의 세월이 흐른 다음이다. 그것도 정부가 나서 재원을 조달한 것이 아니고 1998년 한·일적십자회담의 결과로 일본적십자사가 내놓은 32억엔으로 인천과 안산시에 시설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정된 시설로는 줄잡아 3만여명에 이르는 사할린거주 영주귀국대상자를 수용하기는 어려웠으므로 경북 고령군의 대창양로원 등 사회복지법인이 그 역할을 부담해 2007년 6월 현재까지 전국의 여러 시설에서 모두 2000여명의 사할린동포들을 수용하기에 이르렀다.
정부의 까다로운 귀국허용조건(한국 국적 확인자가운데 독신자)에 좌절, 영주귀국을 포기한 동포들을 제외하고도 귀국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사할린교민회 및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추정하고 있으나 이들을 빠른 시간 안에 모두 수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대부분 고령자인 이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다.
귀국대상자사이의 또 다른 차별
사할린영주귀국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내용을 살펴보면 과연 이 나라가 OECD회원국이나 선진국을 지향할 만한 자격이나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 들 지경이다.
지원규모가 정상적인 한국정착에 필요충분조건이 되느냐는 차치해두고서라도 관리주체가 정부나 지자체이거나 일반 사회복지단체이냐에 따라 그 차이가 심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평생을 무국적자인 까레이스키로 살아온 이들에겐 지긋지긋하게 체험해온 '차별'이 그토록 갈망하고 오고 싶었던 고국에서도 그들을 짓누르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관리주체인 시설의 경우 1인당 생계보조비는 34만여원이며 특별보조비 7만5천원, 경로수당 4만5천~5만원, 교통지원비월 1만원으로 모두 47만여원을 본인에게 지급하고 있다.
물론 귀국동포들이 모두 고령이라 노동력의 상실, 지병의 심각성을 살펴본다면 이것도 부족한 지원비지만 일반 복지법인에 수용된 귀국동포들의 경우는 지원이란 단어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경북 고령군의 사할린영주귀국동포 수용시설인 대창양로원에 수용된 귀국동포의 경우 1인당 생계비와 시설운영료를 포함해 시설당사자에 17만원을 지급하고 특별지원금은 한 푼도 없다. 따라서 귀국동포들이 손에 쥐는 금액은 경로수당과 교통지원비를 합해 고작 5만5천원에 불과하다.
이 금액으론 사할린에 남아있는 자녀들과 혈육의 정을 나눌 전화비조차 마련하기 힘들뿐더러 아플 때 약값도 무서울 지경이다.
주거환경도 천양지차다. 15평 규모의 영구임대주택에서 상대적으로 안락한 생활을 영위(안산·인천)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대창양로원의 경우 3평 남짓한 좁은 방안에 4명이 침상을 두고 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시설에 대한 국비지원도 형편없어 제대로 냉·난방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회복지시설의 입소를 거부하고 영구임대주택이나 국가·지자체가 운영하는 시설에 들어가려고 귀국을 미루는 동포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이런 처우를 견디다 못해 사할린으로 돌아가는 '역귀국'마저 드물지 않다. 역사의 가해자인 일본정부가 '해외억류 일본인'에 대한 충분한 지원과 보상을 1994년 특별법제정을 통해 구체화시킨 것에 비하면 정부에 대한 사할린동포들의 원성과 설움을 엿볼 수 있다.
내 자식들과 죽기 전에 함께 살고 싶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창양로원에 입소해있는 영주귀국동포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죽기 전에 내 자식들과 함께 살고 싶다"로 귀결된다.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반세기를 무국적자로 떠돈 한과 그리움 때문에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밟았지만 터무니없는 귀국허용조건으로 인해 제2의 생이별을 겪는 이들에게 기댈 수 있는 언덕은 그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 눈을 감아도, 노래를 부르고 맛난 음식을 먹어도 떨쳐지지 않는 혈육에 대한 그리움은 그들에겐 차라리 고통이다.
하지만 한 달에 손에 쥐는 4만5천원을 치마 속 쌈지에 아무리 모아도 자녀들을 부를 수 있는 경비를 마련하기는커녕 몇 달에 한 번씩 목소리를 듣는 것조차 쉽지 않다.
자신들의 마지막이 오늘인지 내일인지 가늠하기 힘든 이들에겐 쇠약한 자신들의 육신만큼이나 시간이 위태해 보인다. "인자 내가 살면 울매나 더 살끼고? 죽기 전에 사할린에 있는 우리 아(아들) 무덤에나 가보마 그기(그것이) 내 마지막 소원"이라는 할머니의 말은 사할린영주귀국동포들의 마르지 않는 눈물을 처절하게 나타내주고 있다.
2007-07-19 16:40
ⓒ 2007 OhmyNews (정창오기자)
사진 : 끝내 고국땅을 밟지 못하고 이역에서 한 많은 생을 마감한 사할린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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