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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세상 떠난 부인 고국에 묻고 싶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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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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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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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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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8월 15일자 2면>
55년만에 돌아온 사할린동포 황성희옹
"고국으로는 다시 못 돌아올 줄 알았지,그때의 기억은 하고싶지도 않아"
14일 인천시 연수구의 사할린 동포 복지회관에서 만난 황성희(86)옹.
황 옹은 조국이 광복을 하기 1년 전인 1944년 2월 일본군에 이끌려 러시아 사할린의 한 탄광으로 끌려갔다.
그 곳에서 황 할아버지는 하루 12시간씩 꼬박 석탄을 캐는 중노동에 시달였다.휴일도 없었다. 몸이 아파도 쉬고 싶단 말도 할 수 없었다. 매끼 주어진 식사는 콩밥에 다시마 국이 전부였다. 그 마저도 너무 배가 고파 일터에서 먹어야 할 점심을 아침에 먹어버리기 일쑤였다.
황 옹과 함께 징용된 동료들은 겨울철이면 작은 난로에 몸을 의지해 새우잠을 자면서도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 하나로 하루 하루를 견뎌냈다. 그러다 1945년 8월 15일, 꿈에 그리던 광복이 찾아왔다. 하지만 황씨는 고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광복이 되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지. 그런데 고국에서는 돌아오라는 말 한마디 없더라고. 일본군들은 모두 사할린을 떠났지만 우리는 사할린을 떠날 수 없었지" 황 할아버지는 그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황 옹은 조국의 부름이 없어도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공산주의국가였던 러시아에서 고국을 찾기란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황씨는 부인과 함께 사할린에 정착했다.
그러던 중 지난 1999년 2월, 55년 만에 꿈에 그리던 고국의 땅을 밟았다. 1998년 작고한 부인의 시신은 고국에 묻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고향인 충남 논산에 묘를 세웠어. 죽어서라도 고국에 묻혀야 하지 않겠어." 황 옹은 창문 밖을 바라보며 회한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이재필 인턴기자·김칭우기자 blog.itimes.co.kr/ching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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