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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서 맞았던 8.15 그 감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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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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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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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7-08-14 12:00]
귀국 동포 "광복절은 명절.축제였는데.."
(인천=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일본이 패망하고 조선이 독립하게됐다는 얘기를 들은 그날, 모두들 기뻐서 덩실덩실 뛰고 거리로 나와 만세를 불렀어요. 그 끔찍한 노역을 그만 해도 되고 드디어 고향에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어찌나 좋았는지.."
현재 한국에 영주귀국해 인천사할린동포복지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최인호(81)씨는 14일 사할린에서 맞은 광복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일본이 전쟁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발악을 하느라고 군수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조선사람들을 사할린으로 끌고갔어요. 비행장 활주로를 닦는 토목공사에 대부분이 동원됐는데 밤낮으로 쉬는 시간 없이 일을 시키고 일을 제대로 못하면 때리면서 시키고.."
1944년 4월에 일제에 의해 사할린에 강제로 끌려간 최씨는 당시 1년 넘게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다 광복을 맞았을 때의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나는 탄광에서 석탄 캐는 일에 동원됐는데 지하 800ｍ 이상 깊이 들어갔어요. 갱도가 무너지고 매일같이 사람이 죽어나갔어요."
장병기(81)씨 역시 "조선이 독립됐다는 얘기를 듣고는 모두 뛸듯이 기뻐했는데 원통하게도 광복 이후 일본인들은 모두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갔는데 우리는 갈 수가 없게 돼 또다시 절망해야했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군이 철수하고 구 소련이 사할린을 통치하게 되면서 사할린에 있던 조선인들은 무국적으로 분류돼 외부로 나가는 것이 철저하게 통제됐다. 결국 조선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소련 국적을 얻고 일본인들이 모두 빠져나간 사할린에서 탄광에 종사하거나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나가야 했다고 한다.
이후 사할린동포들은 매년 8월 15일에 광복의 기쁨을 기리는 한편 고향에 갈 수 없는 슬픔을 달래며 보냈다. 그들에게 8월 15일은 명절이요, 축제이어서 씨름, 그네 등의 놀이를 하고 술과 푸짐한 음식을 먹으며 한바탕 큰 잔치를 벌였다.
최씨는 "우리에겐 광복절이 가장 큰 명절이어서 한달전부터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고 전했다.
장씨는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광복절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고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들은 "물론 사할린에서도 우리 1세대가 거의 다 죽고 우리 자식들은 러시아인이어서 광복절을 맞는 분위기가 점점 시들고는 있지만, 여기 한국에서마저 광복절에 대해 너무 무심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인천사할린동포복지관은 15일 이들이 귀국한 뒤 처음으로 광복절 기념 잔치를 벌인다.
그러나 "고향에서 끌려간 100여명 중에 나 혼자 살아남아 여기 고향땅을 밟았고 그많은 사람들이 죽고 노임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일본은 아직 배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있다"는 최씨의 회한은 올해 62번째 광복절에도 이어지고 있다.
mina1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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