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사할린 동포 복지회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청소년자원봉사체험학교 어르신 자서전 만들기 <황**어르신의 자서전>				2173

	관리자				2007-08-08

"SCV조(이은수, 이민성 이상 제물포고, 김성우, 이정민 이상 연수고, 강미진, 조은별 이상 인천여고)에서 3일동안 황**어르신을 만나며 만든 어르신의 자서전입니다~"

저는 1922년 음력 9월, 충청남도 논산시에서 다섯 형제 중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모든 조선인 가정은 가난했고 우리가정 또한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좇아 장작을 패러 다니기도 하고 일을 하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아픈 기억과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간직한 4~5살 이후의 기억은 제 뇌리 속에 아직 현존합니다. 제 기억으로 7살 즈음에 야학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인 선생님 두 분이 계셨고 다방면의 학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지만 집안일로 학생들이 안 나오고 조선어(한글)만 알고서는 삶을 살아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어를 배우게 되었죠. 저는 공부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게 아직까지도 한(恨)으로 남아있습니다. 제 머리는 나름 영특했습니다만 기술과 지식보다는 눈앞의 양식이 더욱 가치 있었던 당시로서는 부모님도 저를 공부시켜 주실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학교도 입학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학교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의 학교는 여러 지역에 분포하고 여러 교통수단으로 갈 수 있지만 당시의 학교는 각 읍내에 있었고 8km정도의 거리 떨어진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힘들게 걸어 다녀야 했습니다.)
저희형제는 우애가 깊었고 부모님을 지극 정성으로 모셨습니다. 그래서 31, 37년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이 발발함에도 불구하고 저희 형제는 사람들로부터 징발되지 않도록 도움을 받았고 결국 징집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조선인구 3천만 일본인구 7천만으로 중국인구 5억과 싸워 이겨야 했음으로 한명이라도 더 많은 군인을 필요로 할 때 인데 저희 형제는 징발하지 않은 것입니다. 저희형제는 안락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꿈과 희망을 담은 집을 지워 부모님께 지워드렸습니다. 그 후 형님께서 장가를 드셨고 부모님께서는 저의 신부감을 찾아서 집에 데리고 오셨죠. 저는 순진한 놈? 아니 자유인으로서 결코 정략 결혼을 하지 않고 살겠노라고 다짐하며 집에서 나가는 신부감들의 얼굴만 보았습니다.
그 후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였고 일본은 공권력을 이용해 철제품을 모두 가져갔습니다. 구장(지금의 면장)은 공권력을 이용하여 한 가정당 한 사내를 데리고 갔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이 군수용소에 끌려갔고 싱가포르 지역으로 1942년 9월 초순에 가게 됐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고 풀이 우거진 지역에서 저는 비행장을 건설했습니다. 당시 해군장군 야마토 겐세이는 전쟁을 극구 말렸지만 당시 총사령관은 선전포고를 하였습니다. 저는 각기병(몸이 마르거나 부풀어 오르는 질병)에 걸린 척 하고 다른 천 여명의 군인과 함께 조선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야마토 겐세이는 자살하였고 일본은 참패하게 됐습니다.
고향에 돌아온 저는 전라북도의 한 여인과 정략결혼 하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정략결혼으로 혼인신고만 하면 부부가 됐습니다. 하지만 저는 48세의 아버지와 장가든 형을 대신하여 징발 대상이 되었고 일본으로 가게 됐습니다. 저는 강제징용자도 임노동자도 아니 였기 떄문에 탄광에서 일하지도 전쟁에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을 한 대가로 받기로 돼 있던 돈은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조선인은 돈을 받으면 도망친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렇게 여러 노동을 하면 조선 김책(북한 지역)에 가게 됐습니다. 역시나 거기서도 비행장등 전쟁을 위한 설비를 만들게 됐습니다. 전쟁이 끝날 무렵이었기 때문에 소련군이 참전하여 김책시에 폭탄을 투여 했습니다. 저는 거기서도 죽을 고비를 넘겼죠. 그 후 사할린으로 가게 됐습니다. 결국 사할린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던 저는 코르사코프라는 큰 도시에 가족을 데리고정착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곧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하며 사할린에서 나가기 시작햇습니다. 그때 일본 당국은 일본인과 자국인과 결혼한 조선인 만 일본으로 데려갔습니다. 결국 45만 명의 평민은 사할린에 남게 됏습니다. 소련군은 일본군을 완전 소멸한다는 목적 하에 5만의 군사로 사할린 평민을 살육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인과 일본인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소련군은 무참히 조선인을 죽였습니다. 그러던 중 소련 군사 장관이 소련군의 살육을 정지 시켰습니다. 모든 국민이 없어진다는 게 장관의 이유였습니다.
그 후 저는 한 가지 기술이라도 더 배우고 전문적으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다방면의 일을 했습니다. 사할린은 지하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일은 많았습니다. 또 코르사코프는 사할린 남쪽 해안에 위치해서 살기에는 조금 추웠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 였습니다. 그곳은 조선보다 추워 벼농사는 하지 못했고 밭농사만 할 수 있었습니다. 소련과 북조선(북한)은 끈끈한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많은 교류가 있었습니다. 사할린에서 북조선으로도 가고 북조선에서도 사할린으로 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의 손자는 소련에서 대학을 나와 현재 건축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족은 코르사코프와 아리엔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98년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후 저는 저의 친척들이 잇는 고향에 가게 됐고 현재 인천사할린복지회관에서 살고 있습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몸이 쇠약해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얼른 죽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할린에 있는 가족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여태껏 두 번 정도 보았지만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보는 것이 매우 힘듬니다. 그래도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

2007年 8月 3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