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행사] 영주 귀국 사할린 동포 설맞이 1268
관리자     2016-02-04


{한겨례}


<사할린에서 영주 귀국한 동포들이 4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서 설날을 앞두고 한국과 러시아의 전통 만두를 빚으며 활짝 웃고 있다. 인천/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사할린에서 영주 귀국한 동포들이 함께 지내고 있는 인천시 연수구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서 4일 오전 설맞이 잔치가 열렸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할머니들은 삼삼오오 식당에 모여 한국식 김치 만두와 러시아식 만두 ‘펠메니’를 빚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돼지고기와 양파로 만든 만두소를 둥글납작한 만두피에 넣고 반달 모양으로 꼭꼭 여민다. 그 양 끝을 동그랗게 이어주는 모습이 우리 전통 만두와 똑같은데 크기만 물만두처럼 조금 작다.

<사할린에서 영주 귀국한 동포들을 위한 설맞이 행사가 열린 4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서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할머니께 앞치마를 입혀드리고 있다. 인천/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웃음소리 가득한 대화 중간마다 자연스레 러시아어가 섞인다. 할머니들께 러시아어로 새해인사를 어떻게 하느냐 여쭈었더니 할머니는 반색하며 1분 러시아어 강좌를 열었다.

“스노~븸 고돔! ‘스’는 짧게, 스노븸 고돔!”

<할린에서 영주 귀국한 동포들이 4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서 설날을 앞두고 한국과 러시아의 전통 만두를 빚고 있다. 인천/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옛 솜씨가 그대로 살아난 할머니들의 빠른 손놀림을 따라 쟁반 위에 만두가 소복이 쌓여가고, 이 만두로 빚은 만둣국을 상에 올리자 차례상이 완성됐다. 정성스레 마련한 차례상 앞에서 할머니들은 짧게 반절을 하며 “여자들은 절하는 것 아니다.”라고 했다.

<사할린에서 영주 귀국한 동포들이 4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서 설날을 앞두고 차린 차례상에 러시아식 만두 펠미니로 끓인 만두국이 올려져 있다. 인천/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사할린 동포는 일제 강점기 ‘국가총동원령’에 의해 사할린 지역으로 강제 징용돼 해방 뒤에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던 이들이다. 대한적십자사는 1990년 정부로부터 사할린 동포 영주 귀국사업을 위임받아 지금까지 약 4천여 명의 동포가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왔다. 현재 이곳 인천 복지회관에는 92명의 사할린 동포 어르신들이 생활하고 있고 이곳 외에도 안산 고향마을, 인천, 김포, 파주, 부산, 김해 등에 거주하고 있다. 사할린에서는 고국을 그리워하며 맞았던 명절이다. 그러나 고국에 돌아온 지금은 다시 사할린에 두고 온 아들, 딸, 손주들이 그립다. 그 그리움을 어르신들은 함께 손을 맞잡아 온기 나누며 서로 위로하고 있다.

인천/이정아 기자 leej@hani.co.kr